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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꿀 권리


어릴 때 도서관에 갔다가 사서로부터 ‘조용히 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그 후로 도서관에 갈 마음이 없어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독서를 권하면서부터 도서관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꿈꿀 권리’는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지만 앞부분을 읽으면서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조금 읽고 그만두었다가 거의 일 년 만에 다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박영숙 관장을 존경하게 되었다.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이렇게 많은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생각하였다. 학교 밖 비행청소년 선도, 점자통합그림책과 점자촉각낱말카드 제작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활동, 다문화서비스, 공공서비스, 자원봉사단 및 독서회 운영 등 여타의 도서관 관장으로서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느티나무도서관 설립과 운영 과정을 통해서 박관장은 일에 대한 열정과 용기, 새로운 일에 대한 창의력과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책과 도서관에 대한 생각들도 본받을 점이 많았다. 책을 읽고 나서 나의 ‘꿈꿀 권리’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나는 책 읽기보다는 책을 사서 모으는 것을 더 좋아한다. 교사로 발령받은 후부터 내가 가지고 싶었던 책들을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었다. 몇 번 이사를 하면서 버리기도 했지만 남아 있는 책들이 더 많았다. 퇴직 전에 6학년 학생들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인터뷰를 하러 온 적이 있었다. 나는 작은도서관을 만들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하였다. 헌책방이나, 북카페를 열 생각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생각한 것은 작은도서관이었다. 사서교육원에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작은도서관 설립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공무원연금으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작은도서관을 설립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을 임대해야 하고 계속해서 책을 구입해야 하는데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부양하면서 가정을 꾸리기도 빠듯하였다. 그래도 도서관을 설립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을 것이다.나중에 도서관을 운영하거나 사서로 일할 때 내가 읽지 않은 책보다는 읽었던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읽지도 않을 책을 사 모으기보다는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작지만 아주 특별한 느티나무도서관 15년
그 아름다운 감동의 나날들을 만나다!

작지만 아주 특별한 곳, 느티나무도서관이 만들어가는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
1999년, 지방의 어느 도시 지하 공간에 자그마한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여태껏 아무도 꿈꾸지 않았던 새로운 세상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5년, 이제 이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열린 정보센터로, 나아가 한국 도서관의 좋은 모범으로 뿌리내렸다. 바로 ‘느티나무도서관’ 이야기다.

저자인 느티나무도서관 박영숙 관장은 2000년 느티나무도서관, 2003년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을 설립했다. 그 뒤 작은도서관 지원, 공공도서관의 지역사회서비스 강화, 민관협력, 여러 지자체와 단체의 도서관 설립 운영 지원, 해외 민간교류 등 많은 일을 하며 도서관 현장의 고민과 도서관의 미래 전망에 대한 답을 찾고자 애써왔다.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수고, 그리고 도서관과 책, 사람과 세상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유의 결과물이다. 15년간 민간사립 공공도서관을 운영해온 저자는 애써 큰 목소리로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그동안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한 것들을 담담히, 생생히 전하고자 한다. 그것이 오히려 더욱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작지만 진정 깊고 넓은 그 목소리가.

세상은 도서관이 책을 쌓아두고 빌려주는 곳, 시험공부 하기 위한 곳일 뿐, 장애인과 학교밖청소년들과 다문화가정은 얼씬할 수 없는 곳이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단언한다. 학력 나이 직업 국적 불문, 누구나 예외 없이 마음껏 쉬고 뒹굴고 꿈꿀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라고. 그것이 헛된 희망이나 허황한 이념이 아니라 실제로 찬란히 빛을 발하고 있는 공간, ‘느티나무도서관’이 여기에 있다.


프롤로그 어떻게 나 같은 놈한테 책을

01 함께 흔들리다
세상은 모리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으로 혼자 보기 아까운ㆍ정말 스펙터클한 스펙ㆍ피부 양자가 뭐야ㆍ하루에 30쪽 오토바이 위에서라도ㆍ아기배꼽과 고양이털에 대한 정보서비스
갇힌 이들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 숨은 지도를 찾아서ㆍ어린 장발장들ㆍ고맙고도 ‘웬수’ 같던 메신저ㆍ도서관이 넘어서야 할 문턱ㆍ목사와 신부 vs. 도서관장의 차이ㆍ이해와 관계가 만들어지기 위한 시간
두려움을 가르칠 권리는 없다 대략난감ㆍ청소년 자원활동, ‘고난이도’ 서비스ㆍ…에도 불구하고ㆍ정말 어쩔 수 없는 것ㆍ지적 자유와 프라이버시
세상에서 양육기간이 가장 긴 종, 호모코리아나스 만화는 금지? 19금까지!ㆍ빈둥거릴 권리 & 실패할 권리ㆍ한국에서 청소년은 100평 집에 살아도 소외계층ㆍ머리, 가슴, 몸의 불균형ㆍ소통이 발화되기 위한 거리
연민에서 공감으로 공공성, 선언이 아니라 실천할 과제ㆍ왜 값비싼 그림책에 점자를ㆍ시각장애인이 정안인에게 책을 읽어주다ㆍ점자촉각낱말카드 프로젝트ㆍ말로 보는 전시회ㆍ팔을 만들려다가 실패해서 날개가 됐어요ㆍ덤덤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들ㆍ달라서 좋은
다름, 차이에 우리는 얼마나 서툰가 절대절망의 순간에 책을 떠올리다ㆍ책은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ㆍ기우뚱한 균형ㆍ다문화서비스 1호는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ㆍ문화다양성을 몸으로 배우다

02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리는 세상
책으로 자유를 꿈꾸다 가슴이 뛴다는 것ㆍ도서관, 불태워진 역사ㆍ문학작품 속 인물들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ㆍ책 속의 삶이 나의 심장과 뇌에 변화를 일으켰다ㆍ은밀함, 자유의 필요조건ㆍ세상을 바꾸는 힘, 물음표 ‘?’ㆍ삶의 길목마다 멈춤의 여백을 열어주는 책
꿈의 크기를 누가 정할 수 있을까 절망을 배운다는 것은ㆍ측은지심에서 통합으로ㆍ통합에서 공공성으로ㆍ도서관 이름 앞에 ‘공공’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
삶의 서사narrative를 위하여 세상을 만나고 삶을 읽다ㆍ명품가방 vs. 수놓은 스카프ㆍ삶 + 앎 = 사람(?)
도서관다운 도서관의 방식으로 말없이 말 걸기ㆍDeschooling, 학교에 ‘매이는 것’에서 벗어나기ㆍ우연과 사소함의 가치ㆍ칸막이, 공공도서관의 난센스ㆍ독서회, 함께 읽기의 진수ㆍ도서관, 공론장 public sphereㆍ고요하지 않은데 고요하다ㆍ책이 다가와 말을 거는 도서관ㆍ익명성의 미덕과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에필로그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