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라 돼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피어라 돼지 때때로 패러독스가 시를 이끈다. 그 이끌어감에 이끌려 우리가 나아갈 때 우리의 손안에 시인의 선견지명이 들려 있기도 하다. 생각보다 시가 재미있었다. 시인의 시어와 맥락 속에서는 돼지 껍데기 바싹 익어갈 때의 기름 냄새가 났다. 육즙은 시인이 모두 마셔 사라지고, 우리 입안에는 꼬들거리는 식감만이 남았다. 머리를 가득 채운 연기를 빨아들이는 환풍구 돌아가는 소리만이 남았다. “엄마의 가슴이 아이스크림처럼 폭폭 떠 먹히고 실밥이 풀린 손들이 너덜너덜 국냄비 속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곳 이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서쪽 하늘을 손가락으로 닥닥 긁어 먹는 달의 뼈를 고아 뽀얀 국물을 만들고 거기에 땅속 시신들의 육즙을 곁들여 마시는 곳 이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중 시인은 고상하고 서늘한 서정의 뉘앙..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