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가면 족히 40년은 되어보이는 먼지쌓인 누런 엄마의 책중 "백년동안의 고독"이란 책이 있다. 어렸을때 엄마의 책을 한권한권 호기심에 보면서도 무슨 내용인지 무척 궁금했었던 책을 지금에서야 읽는다, 거짓말같은 신화이야기가 아무렇지않게 서술되는 형식은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소설이라는 형식을 무참히 깨버렸다. 그러면서도 거짓말처럼 빨려들어가는 이야기는 실로 오랫만이다.
죽음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다시 살아나고, 유령과 대화하며, 돼지꼬리를 단 아이가 태어나는 등 거짓말 같은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현실로 그려지는 서술기법이 매력적인 작품. ‘고독’을 대물림하며 번영과 몰락을 거듭한 부엔디아 가문의 100년 역사를 통해 라틴 아메리카의 슬픈 운명을 그린다. 돼지꼬리를 달고 태어난 아이의 죽음을 마지막으로 끝내 마을에서 사라져 간 부엔디아 가문의 운명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낸다. 우화처럼, 전설처럼 잔잔한 여운으로 읽히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대표작.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이며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진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대표작을 영어식 윤색을 고치고, 스페인어 판본을 텍스트로 삼아 자구 하나까지 그대로 옮겨, 제3세계의 비극적 현실세계를 환상적인 알레고리로 승화시킨 마르케스의 작가정신에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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