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내 여행의 목적은 음식 이다. 그나마 최근에 갔던 홍콩도 그랬고, 말레이시아도 그랬으며 패키지였던 세부에서도 생각보다 맛있는 음식에 여행이 더욱 즐거웠었다. 몇 번씩이나 도쿄를 이런 목적의 여행으로 계획했었지만 번번히 여러가지 이유로 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 대신 내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차선책으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독서 를 통하여 도쿄로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불행하게도 음식에 관한 한 책은 50%로도 만족시켜 줄 수 없는 수단이었다. 사진을 보고 느껴지는 식욕은 온갖 묘사로 친절히 설명되어진 맛을 직접 맛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었다.
그 누구보다도 음식에 대한 욕심이 지대하다고 자부(?)하는 나는 사실 하루에 한 끼라도 굶는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뭐든 먹어야 된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에 돈을 쓰는 것을 그닥 아까워하지 않는다. 다른 부분에서도 물론 그렇지만 특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 합리화가 빈번하다. 그런 내가 만약 도쿄에 가게 된다면 불을 보듯 뻔하다. 여행 비용의 대부분은 아마 음식에 들어갔을 것이다. 일본의 물가가 오죽 비싼가! 내가 살고 있는 강남역도 물론 서울에서 가장 센 물가를 자랑하지만 양으로 따졌을 때 일본 음식이 대체적으로 정갈하긴 해도 양이 너무 적은 특징을 보여서 돈이 더 쓰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장인 이 하는 음식점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를 이어서 하는 음식점은 그 수가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불경기라 늦은 나이에 창업을 해서 성공할 확률도 적고 폐업이 속출하는 판국에 자식들이 대를 이어서 해 줄 수 있는 음식점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특유의 정서상 자식들이 음식점을 한다는 것을 흔쾌히 오케이 해 줄 부모도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이보통의 일본 식도락 서적과의 다른 점은 일단 음식이 겹치는 종류가 없다는 점이다.매우 심플한 설명에 다소 아쉬움도 느껴졌지만, 일종의 가이드북이라고 생각했을 때 너가 가서 직접 먹어봐 가 목적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콘텐츠 자체는 가감없이 적당했다.
책을 다 읽고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스테이크로 유명한 포레스트 이다. 얼마나 맛있길래 채식주의자도 채식주의를 포기할 만큼인지 무척 궁금해진다.
언제부터인가 내 입맛이 조미료에 완전 물들어 있음을 느낀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강남역 인근 음식점들의 그 다채로우면서도 자극적인 맛 말이다. 그리고 주로 젊은 사람들을 위주로 장사하는 곳이 많기에 고칼로리 음식을 자주 먹게 되니 당연히 살이 빠지지 않을 수 밖에. 그렇다보니 카모메식당처럼 조용하고 아담한 곳에서 건강하게 만든 음식을 음미하며 느긋하게 먹어보고 싶어진다.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없고, 화학조미료가 없는 그런 곳에서 말이다.
광고크리에이터로 꽤 유명한 광고쟁이 김혜경. 잘 먹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매우 우직한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굶으면서 일하거나 여행하거나 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맛있는 것, 예쁜 것에 목숨을 거는 경향이 있고, 한번 꽂히면 똑같은 것도 색깔별로 다 사야 직성이 풀리며, 식당에 가서도 여러 가지 메뉴를 시켜 이것저것 맛보는 걸 가장 좋아한다. 그런 그녀가 동경 런치기행을 떠났다. 그냥 마실이나 가볼까 하는 가벼운 기분으로 그들의 맛 을 보러 떠났다가 덤으로 거창하지는 않지만 인생에 꼭 필요한 작은 깨달음 을 얻고 돌아왔다고 고백하는 이 책은 본문에 등장하는 소박하고, 친절한 가게들과 닮아 있다.
들어가는 말 동경식당, 그곳에 인생이 있었다
제1장 동경식당
table 1 이세이 미야케的으로 구운 생선구이 세 토막 | 시젠
table 2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스시 | 타쓰 키쿠우라
table 3 바보 남편이 만드는 기가 막힌 소바 | 도시안
table 4 아버지의 덴푸라와 바나나 | 마쓰바야시
table 5 존 레논과 오노 요코는 이곳을 몰랐을까? | 시마킨
참 일본적이다 이 맛 01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빵 기무라야 단팥빵
table 6 손님을 위해 ‘화이트’만 남겼습니다 | 오하라 에 시아이이
table 7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엔으로는 먹기 힘든 야끼니쿠 | 키라쿠테이
table 8 1960년대 긴자, 그 메트로한 노란색 | 유
table 9 무라카미 하루키는 늘 No.3 커피를 마신다 | 다이보 커피점
table 10 가이세키 界의 ‘라디오 스타’ | 시부시키후네
참 일본적이다 이 맛 02 아이시테루 도토루
table 11 맛차 바바로아, 어른이 되어야 알 수 있는 달콤함 | 키노젠
table 12 흠, 일본과 프랑스가 컬래버레이션하니 가벼워지는군요 | 라리앙스
table 13 두 달 내내 샌드위치만 먹는 벌을 받는다 해도 OK | 베터 데이즈
table 14 봄과 여름 사이 몇 개의 계절을 숨겨두고 있는 곳 | 우카이토리야마
table 15 오늘의 스페셜 메뉴는 ‘마음’ | 타스 야드
참 일본적이다 이 맛 03 친절한 계란말이
table 16 운하와 스파게티와 950엔의 상관관계 | 나빌리오
table 17 여친을 감동시키기에 딱 좋은 식당 | 셰토모
table 18 일본 드립커피의 역사를 알고 싶으세요? | 람브르 카페
table 19 물어물어 그 ‘숲’에 가자. 고도우(高島牛)를 찾으러 | 포레스트
참 일본적이다 이 맛 04 여행자를 위한 적절하고도 타당한 음식
table 20 인생은 조금 무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라이프 스타일 카페 | 슈퍼레이서
table 21 유쾌한 셰프가 유쾌한 파스타를 만든다 | 이카로
table 22 그 테이블에서 먹다가 죽어도 좋아 | 아오야마 산장
table 23 덜컹덜컹 기차를 타고 가서 먹는 핫케이크가 맛있다 | 빌즈
참 일본적이다 이맛 05 날아라! 병아리과자 히요코
제2장 요리와 인생
peopl e t ree 동경 런치기행팀의 관계도
food is homework | 김혜경 유기농 바나나 너트 로프
food is children | 니시오카 레드와인 쇠고기 볼살찜
cof fee is woman | 박철양
food is improvisation | 피터 한 잠발라야 파스타
food is speed | 황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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