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는 베스트셀러 중에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제일 많을 듯 하고, 그 외에 독자 자신의 관심사, 선호 작가, 광고나 팟캐스트 등에 따라 책을 선택하기도 한다.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가 추천했다는 것만으로 <랩걸>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좋은 책을 선택하는 방법에 목말라 있다.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이 책은 얼핏 저자가 30권의 책을 읽은 독후감을 단순히 엮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 책을 선택한 기준들을 알려줌으로써 어떠한 방법으로 책을 선택할 수 있는지 그 팁을 제공한다. 저자는 일본 히사츠네 케이이치 교수가 <Visual Thinking>에서 교양인을 ‘자신이 존재하는 지점을 항상 끊임없이 확인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면서, 사회에 나서는 순간부터 유감스럽게도 교양을 점차 잃어버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지적한 것을 인용하면서 책을 시작한다. 자신이 존재하는 지점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정해진다. 따라서 자신이 존재하는 지점을 알지 못한다면 타인이 존재하는 지점도 알 수 없다. 또한 자신이 존재하는 지점을 타인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때도 있고, 타인이 존재하는 지점에 맞춰 자신이 존재하는 지점을 옮겨야 할 때도 있다. 따라서 자신이 존재하는 지점을 확인할 수 없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교양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의무조건임을 알 수 있다. p.16~17 저자는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교양을 갖추어야 하고, 교양을 갖추는 가장 쉽고도 편리한 방법이 독서라고 말한다. 책은 흔히 아는 것처럼 ‘읽는’ 매체가 아니다. 책은 도리어 ‘생각하는’ 도구다. p.17 저자는 책이 전달하는 세부 지식을 금방 잊는다 하더라도, 그 책을 통해 우리가 한번쯤 생각의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한 소득이라고 말한다. ‘읽는’ 것에 급급한 나머지 ‘생각하는’ 것은 미루지 않았나 반성이 되는 대목이다. 저자는 크게 3부분, 나는 누구인가? 지식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작가는 누구인가? 에 따라 책을 선택한다. 자신이 존재하는 지점을 항상 끊임없이 확인하기 위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가장 기본적이고 필요한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이는 그 누구도, 그 어떤 심오한 문학도, 그 어떤 냉철한 이성이 빛나는 철학서도 비겁하게 변명을 늘어놓으며 쩔쩔맬 수 밖에 없는 질문이다. 셰익스피어는 역시 거짓말을 쓰지 않는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모두 리어왕처럼 폭풍우 속에서 들판을 헤매게 될 것이다. 하지만 뭐 어떻단 말인가? 마법사 달렌의 말처럼, ‘해답을 찾고 있는 그 과정’만으로도 소중한 것을! p.87 이 책 자체가 2010년에 출판된 것이니 만큼, 이 책에서 소개되는 책들도 2010년 이전에 출판된 책들이 대부분이라서 아쉽게도 절판된 책들이 꽤 있다. 그리고 소개되는 책 중에서 나 자신에게 생소한 책들이 꽤 많다. 괴테가 기행문을 쓰기도 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톨스토이가 쓴 책 들 중에서 아예 제목 자체를 처음 들어보는 책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부끄러워지기도 한다.(<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시대를 초월한 책이다. 어떤 이에게 이 책의 작가를 숨기고 글만 읽힌다면, 그는 이 책의 작가가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다. 2000여년 전 그리스의 어느 현자의 글인지, 21세기 자본주의의 혼탁한 상황에서 마음의 중심을 잡으라는 어느 종교인의 가르침의 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이다. p.73 또한 저자는 진정한 독서가로 성장하기 위해 두껍고 난해한 책들에도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독자의 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읽기에 만만한 책만 보지 말고 힘에 부치는 책에 꾸준히 도전해야 한다. 어려운 책에 도전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어려운 책 중에 양서가 많기 때문이다. 양서에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고도의 사유 체계들이 담겨 있고, 그것을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양서를 읽은 사람은 그 내용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도의 사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p.84 박민영 <책 읽는 책> 재인용 책을 읽을 때에도 자신에 대해 ‘나는 똑똑한 사람이므로 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런 확신이 없으면 책을 이길 수 없다. 어렵다는 말만 듣고 두껍다는 이유만으로 책읽기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자신감이 부족하면 책에서 새로운 것들을 빼앗아 올 수 없다. 오히려 자신이 책의 포로가 되어버리고 만다. 이미 마음속으로 항복한 채 시작한 전쟁에서 전리품을 얻을 수 있는 병사는 없는 것이다. p.84 안상헌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재인용 그 동안 내가 읽은 책이 어처구니 없이 적은 양이고, 내 자신이 아직 하찮은 지식, 교양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에 좌절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읽어야 할 좋은 책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 저자의 말처럼 즐겁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책들이 있음을 알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다 읽을 수 없을 때 갖는 안타까움조차 책읽기의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다. 안타까운 사람만이 즐거움을 안다. p.149 “인생은 짧고 읽어야 할 책은 많다” 오랫만에 독서 욕구를 자극하는 책이다. 책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분이라면,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에 따라 책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교양인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독서법에 관한 책!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는 학생들을 위한 독서법에 관한 책이 아니라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알차게 꾸려가려는 직장인, 삶의 윤택함을 꿈꾸는 주부,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혹은 책읽기에 다소 소홀하였던 독자들에게 책읽기의 요령이나 선택 기준을 제시한다.
이 책은 다른 독서법 관련 책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본서에 제시된 30권의 도서조차 이미 독자여러분 앞에 소개되었던 책들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책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저자는 250여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30권의 책 속에 담긴 독서전략을 개별적으로 낱낱이 해부하고 분석하여 ‘독서를 통하여 얻게 되는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나눠주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따라서 독자여러분이 이 책을 끝까지 독파하는 순간, 이 책에 소개된 250권의 책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하게 될 것이며, 저자의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나 방법, 태도를 엿보게 될 것이다. 좋은 책을 만나면 누구나 행복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그 책 속엔 삶의 길이 제시되어 있고,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이나 의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제1장 나는 누구인가?
1.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책을 읽는다
자투리 시간만으로도 얼마든지 충분한 독서가 가능하다.
-강준만 지음, 지성인을 위한 교양브런치 , 인물과사상사, 2008.
2.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읽는다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읽으며, 그의 지적 흐름을 익히는 일은 중요하다.
-강준만 지음, 행복코드 , 인물과사상사, 2009.
3. 같은 테마의 책을 읽는다 (1)
‘같은 테마의 책’은 어쩌면 너무 애매한 기준이다. 일단은 원론에 해당하는 책을 읽는다.
-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행복의 정복 , 2005.
4. 같은 테마의 책을 읽는다 (2)
제목만 봐서는 전혀 같은 테마라 볼 수 없는 것 같지만, 실은 정말 함께 읽어야 그 테마에 대한 이해가 풍요로워질 수 있는 책이 많다.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불안 , 이레, 2005.
5. 같은 번역자의 책을 읽는다
우리나라도 이제 번역의 수준이 높아졌다. 훌륭한 번역자들을 잘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 푸른숲, 2003.
6. 같은 ‘이즘’류의 책을 읽는다
사상의 체계란 그저 같은 테마 수준을 넘어선다.
-법정 지음, 류시화 엮음,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조화로운삶, 2006.
7. 같은 출판사 혹은 같은 시리즈물의 책을 읽는다
출판사의 색깔, 다양하고 훌륭한 시리즈물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 조화로운삶, 2007.
8. 정치?사회 분야의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를 읽는다
자기계발서나 명상서 등이 무가치한 것은 아니나, 세상은 그리고 세계는 한가로이 덕담을 주고받고 명상에 잠기는 일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갈라파고스, 2007.
9. 두껍고 난해한 책에 도전한다
쉬운 책만 읽어서야, 독서가로 성장할 수 없다. 책읽기도 도전이다.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백종유 옮김, 나는 누구인가 , 21세기북스, 2008.
10. 과거에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
우리는 생각보다 충분히 많은 책을 이미 읽었다. 먼 곳에서 책을 찾지 말자.
-헬렌 켈러 지음, 김명신 옮김, 헬렌 켈러 자서전 , 문예출판사, 2009.
제2장 지식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11. 잡학 상식을 늘려주는 책을 읽는다
지식은 잡학 상식을 굴리고 굴려 만든 눈사람과 같다. 잡학 상식의 힘은 세다.
-피에르 제르마 지음, 최현주 옮김, 이것이 세상이다 , 하늘연못, 2009.
12.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구미가 당기는 책을 선택해 읽는다
‘구미가 당기는 책’은 결코 엉터리 기준이 아니다. 책을 고르는 능력은 직감일 때도 많다. 그 직감을 키워 나가야 한다.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이창신 옮김, 커피견문록 , 이마고, 2005.
13. 어떤 분야든 입문서부터 읽는다
지식을 확장하는 훈련은 ‘철학적 사유’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모든 분야에 입문서가 있지만 철학 입문서를 먼저 읽어야 한다.
-조성오 지음, 철학에세이 , 동녘, 2007.
14. 같은 분야의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책을 읽는다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난이도의 책들이 출간되어 있다. 난이도를 차근차근 높여가야 한다. 지식이 수평적으로 확대될 필요도 있지만 수직적으로 올라서야 할 필요도 있다.
-남경태 지음, 철학 :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 들녘, 2007.
15. 용어(개념어) 사전 혹은 지식사전을 읽는다
어떤 분야의 지식이 일정 수준이 되면 그 분야의 용어사전이 절실하게 필요해진다.
-남경태 지음, 개념어사전 , 들녘, 2006.
16. 통섭의 책을 읽는다
요즘은 지식 간 통섭이 대세다. 일례로 철학과 영화비평은 이제 교집합이 더 중요해졌다.
-이왕주 지음,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효형출판, 2005.
17. 한 분야의 전문 작가의 책을 읽는다
모든 분야에는 그 분야의 전문 작가가 있다. 그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오태진?이동진 지음, 낯선 거리에서 영화를 만나다 , 생각의나무, 2009.
18. 같은 장르의 고전을 읽는다
앞서 읽은 책은 장르상 기행문이다. 기행문의 고전 반열에 오른 책을 읽어야 한다.
-괴테 지음, 박영구 옮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 푸른숲, 2004.
제3장 작가는 누구인가?
19. 베스트셀러를 선택한다
베스트셀러를 우습게 알면 안 된다.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 푸른숲, 2009.
20. 작가의 이력을 보고 책을 선택한다
이력은 작가의 학벌보다는 작가의 성향을 말해 준다. 호기심이 발동하는 이력의 소유자의 책을 읽는 일은 독서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루이스 버즈비 지음, 정신아 옮김, 노란 불빛의 궼점 , 문학동네, 2009.
21. 서점 직원에게서 책을 추천 받는다
성실한 서점 직원은 친절한 책 안내자다.
-원재훈 지음, 나는 오직 글 쓰고 책 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 예담, 2009.
22. 책 속의 책을 읽는다
책은 항상 새로운 책으로 독자의 마음을 끄는 유혹자다.
-김형경 지음, 사람풍경 , 예담, 2006.
23.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중 하나를 읽는다
인터넷 서점 사이트의 콘텐츠는 대단하다.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을 소개해 주는 서비스에 감사한다.
-장석주 지음,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 문학의 문학, 2009.
24. 머리말이 좋은 책을 읽는다
시작이 반이라면 머리말을 읽으면 책의 절반을 읽은 것이다. 머리말을 읽고 책을 선택하면 실망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헨드리크 빌렘 반 룬, 반 룬의 예술사 , 들녘, 2008.
25. 부족함을 느끼는 지식을 담은 책을 읽는다
어떤 책이든 읽고 나면, 자신에게 부족한 면을 알게 된다. 그 부족한 지식을 보충해야 한다.
-울리히 룰레 지음, 강혜경?이현석 옮김, 음악에 미쳐서 , 비룡소, 2004.
26. 내가 사랑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다
사랑하는 작가를 가지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는 것만큼이나 큰 즐거움이다. 사랑하는 작가가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홍자성 지음, 조지훈 역주, 채근담 , 현암사, 1996.
27. 가까운 지인에서부터 처음 보는 사람까지 타인이 사랑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다
타인과 함께 책을 읽는 일이야말로 독서의 참 즐거움 중 하나다. 어떤 사람이 사랑하는 작가를 알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신영복 지음, 처음처럼 ,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28.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권씩은 과학책을 읽는다
과학책을 등한시하는 사람은 진정한 독서가가 아니다. 책을 쓰는 과학자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결코 작가의 위대한 가치를 모른다.
-쳇 레이모 지음, 김혜원 옮김, 1마일 속의 우주 , 사이언스북스, 2009.
29.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권씩은 시집을 읽는다
시인의 마음으로 살아가자. 시만큼 위대한 글은 없다.
-유안진 지음, 봄비 한 주머니 , 창작과비평사, 2000.
30. 자신의 기준으로 자신이 선택한 책을 읽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이제껏 29가지 기준에 입각해 29권의 책을 읽어 왔다. 이제 자신이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는 책도 스스로 골라 보자.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바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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