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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숲

너라는 숲

숲 속에 들어가 있는 청량감으로 언어들을 만났다. 싱그러움이 가득히 밀려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거의 사랑의 글이지만, 사랑의 다양한 각도에서 느껴지는 내용들을 그리고 있지만, 그것이 숲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신선함이 넉넉하게 다가왔다. 심지어 언어의 조각조각에는 풀잎 냄새와 바람 냄새가 배여 있는 듯했다. 나에겐 숲의 그림이고, 언어의 향연이고 모두가 그윽한 향기로 다가왔다. 네가 숲이 되고 숲이 네가 되고 사랑이 아픔이 되고 아픔이 사랑이 되는 대구적인 리듬이 살아서 움직이는 힐링의 노래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마음속에 노래로 가꾸어 가는 그 언어는 청신한 숲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읽는 모든 이들에게 청량제가 될 수 있는 맑고 산뜻한 느낌이 책을 만나면서 가지게 되는 우리들의 정서다. 작은 이야기들이지만, 작은 노래지만 우리가 만나고 우리가 가지는 것들로 엮여 있다. 그것은 씨줄과 날줄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만들어진 아름다운 비단처럼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140여 개의 작은 이야기들을 6개의 큰 이야기로 묶어 놓고 있다. 금방 날아와 앉았던 잠자리가 달아나 버릴 듯한 형상의 글들이 있다. 굴곡의 세월을 거쳐 한숨이 녹아 사랑이 된 글들도 있다. 섬세한 마음이 가슴을 후벼 파는 글들이 있다. 그리운 사람이 갑자기 찾아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글들도 있다. 다양한 내용의, 다양한 모습의 글들이 서로 경주를 하듯 한 자리에서 얼굴을 뽐내고 있다. 저자의 세월이 묶여 나타난 형상이 아닐까? 저자의 깊은 사랑이 영글어 그려진 그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숲이 원래부터/ 당연히 존재하던 건/ 아니었다. //......//누군가 사랑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세상에는 발아하지 못할 사랑들만 가득할 것이므로/ 사랑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우리네 가꾸고 나눈 모습들이 숲을 만들고 사랑을 키우고 관계를 만들고 행복을 꿈 꿀 수도 있었으리라. 우리가 이루어간 세월이 이렇게 숲도 사랑도 아름다운 그림도 만들었으리라. 그러기에 우리는 기쁜 것이다. 행복한 것이다. 길의 끝에 선 나는 고개를 돌렸다. 마주하고 있으니 벽이었는데, 돌아서니 길이었다. 나는 마주하기보다는 돌아서는 편을 택했다. 답답함과 아픔도 드러난다. 하지만 그곳에 그냥 머물지만은 않는다. 다시 길을 찾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아마 혼란스러웠으리라. 아마 고통스러웠으리라. 하지만 우리들의 길은 항상 길로 이어져 있다. 우리가 벽이라고 생각한 것도 어쩌면 길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 길 너머 길을 보기보단 앞에 있는 길을 본 듯하다. 그것도 또한 하나의 길이 되겠지. 우리는 글을 통해 잡다한 서정이 채색되어 있는 것을 만난다. 그 기저에는 사랑이 있다. 사랑도 우리가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랑들이다. 아이가 아파하면 손을 잡아주고, 길에 오물을 버리지 않으며, 바람을 거부하지 않고, 나무들의 자랑을 곱게 그냥 받아주는 사소한 것들이다. 하지만 연륜이 드러난다. 그것은 은은한 향기로 나타난다. 사람이 가야할 바른 길, 그 길들을 걷게 만드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 속에서 우리는 방향을 찾는다. 내 모든 세포가 당신을 향해 생생히 살아 있는데/ 나는 죽을 것처럼 아파. 사랑의 농도를 느낄 수 있다. 우리에게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노래를 통해 우리는 사랑과 아픔이 용어로는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본다. 얼마나한 마음이면 죽을 것과 같을까? 우리는 나무를 생각한다. 싹을 틔울 때부터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불가능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 나무를 생각한다.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되어야 함을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의 한계를 직시하고 있다. 사랑은 그냥 사랑이면 되는데. 물기가 마르듯/ 눈물도 마를 거라 생각했는데/ 물기가 마르고 나니/ 더 바삭거리는 소리를 내고/ 더 짙은 향기가 나더라. 저자의 시간을 뛰어 넘은 모습을 우리는 만난다. 그것인 인내와 깨달음이다. 이별로 다가와도 잊혀 지지 않는 사랑의 모습이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향기가 되어 머무는 아련한 그리움, 그것은 빛깔 고운 사진첩으로 남아 우리들에게 전해져 온다. 언어가 모두 기억의 저장고다. 아련한 기억들이 떠오를 때 모든 것은 노래가 된다. 모든 생활이, 모든 기억이 언어가 되고 있음을 만난다. 숲은 생존을 위한 전쟁이 매일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이지만, 숲은 늘 고요하다. 몇 그램의 씨앗으로 태어나 수만 배로 무게를 늘리고 수백 년을 살아 내면서도 나무는 요란하지 않다. .....소란스럽지 않아도 충분히 그늘을 드리워 주고 충분히 오랫동안 머물 수 있게 배려하는 사랑, 이 사랑을 닮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계절을 나야 하는 걸까. 화자의 겸허한 목소리를 우리는 듣는다. 숲이 가지는, 우리의 삶이 가지는 무게를 충분히 인지하고 내일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미약하지만 창대해 질 수 있는 우리네의 삶, 그 삶의 모습을 숲을 통해서 배운다. 화자가 만나는 숲처럼 우리들도 보다 건강하게 보내 겸손하게 보다 이타적이면서 보다 아름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여긴다. 책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행복하다. 작은 마음들이 힘들고 지친 이야기도 내어 놓지만 그것을 능히 감당해 나갈 수 있는 무게를 자신의 마음에 심고, 큰 숲을 만들어 나가면 이 또한 극복되리란 마음을 가진다. 주어진 날들도, 주어진 환경도, 주어진 삶의 무게도 우리가 능히 감당해나갈 수 있기에 주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이 맑고 깨끗한 자연과 아름다운 이미지만 하여도 충분히 아름다운 책이다. 거기에 금상첨화 사랑을 담고 있음에랴. 이 책을 통해서 많은 힐링이 되길 소망한다.

숲에서 온 러브 레터,
사랑은, 그리고 당신은 숲을 닮았다
베스트셀러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의 작가 이애경 신작 에세이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으로 많은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저자가 ‘숲’을 테마로 한 에세이로 우리 곁을 다시 찾았다. 사랑과 이별을 숲에 빗댄 단상들을, 숲길을 거니는 듯한 여정으로 차례차례 풀어 나간다. 어느 날 누군가를 나의 마음에 들이고(Part 1 너를 마음에 심다) 산책하듯 그를 알아 가며 사랑을 겪는다(Part 2 숲을 걷는 시간). 그러다 마음의 방향을 잃거나 괴로워하고(Part 3 길을 잃다, Part 4 나를 흔드는 바람) 헤어짐의 아픔도 곱씹게 되지만(Part 5 이별후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사랑이라는 것을 하기로 한다(Part 6 그래도 숲에 머물다).

작사가답게 섬세한 감수성을 짤막하고도 진하게 담아낸 저자의 글귀가 곳곳에서 페이지 마음 깊숙이 뿌리를 내린다. 여기에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제주도 등지에서 꾸준히 작업해 온 포토그래퍼 이수진의 사진이 어우러져, 서정적인 분위기는 물론 의미까지 더한다.

프롤로그

Part 1. 너를 마음에 심다 _ 사랑의 시작
 여자가 원하는 것, 하나
 사랑한다는 말
 희망 고문
 그를 생각하다
 너의 눈길
 당신이 내게 서둘러 와야 하는 이유
 사랑이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운명이 비껴간 운명이었나 보다
 사진 속의 행복
 Missing You
 사랑의 두 가지 분류
 여자가 원하는 것, 둘
 Distance
 고민이 시작되다
 사랑을 너무 꽉 껴안지 마라
 앞으로만 나아가는, 사랑이라는 기차
 아니었다
 사랑과 이별이 가는 길
 나이를 거꾸로 먹다
 자주 봅시다
 그 남자의 짝사랑
 고백한 다음 날
 짝사랑
 살금살금
 딱지치기
 사랑하자, 지금

Part 2. 숲을 걷는 시간 _ 알아 간다는 것
 마중의 추억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
 몰라
 그리움
 쿵쿵쿵
 틀린 사랑이라도, 하는 것이 옳았을까
 노력하지 말고, 꼭 그렇게 해 주길
 두려워
 나보다 일 센티 넓은 가슴의 당신
 사랑은 바보에게만 찾아온다
 거미줄
 남자가 집중한다는 것
 사랑이 길을 묻거든
 36.5도의 사랑
 바보가 되어 버리다
 좀 더 안아 줄걸
 그냥, 말해 줘
 당신이라는 그늘
 11월의 유채꽃
 마지막 사랑
 숲이라 부르고 싶은 당신
 사랑은 손잡이가 하나인 문이다

Part 3. 길을 잃다 _ 사랑을 찾아서
 담쟁이넝쿨
 사랑의 경제학
 도량형 속에서 사랑을 셈하다
 러브 레터
 당신에게 손을 달아 주려고 했다
 길을 잃다
 나프탈렌처럼
 너를 볼수록 소심해져
 사랑의 순서
 헐거워진 사랑
 당신이라는 길
 사랑은 우리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
 익숙해짐에 관하여
 변덕쟁이 사랑
 나, 마음이 흔들려
 연애 유의 사항
 날것 그대로의 사랑
 책임 전가
 내가 녹슬지 않게 눈물을 닦아 줄래요
 사랑을 찾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Part 4. 나를 흔드는 바람 _ 질투와 애증의 감정
 짝사랑이 힘든 이유는
 모순 속의 나, 사랑 맞는 거지
 Tossing
 질투
 너에게 원하는 것 한 가지
 모든 것이 슬펐던 어떤 하루
 엔트로피 법칙
 아무에게나 그러지 말아 줘
 ‘사랑한다’는 고백
 짧고 쉬운 대답, ‘응’
 나쁜 착한 남자
 그리움이라는 눈병
 오래된 책 속에서 꽃갈피를 발견하다
 내가 당신에게 한 잘못
 비 오는 날은 늘 외롭다
 나무
 집착
 묻지 않는다면
 어쩌면 사랑은

Part 5. 이별후애 _ 헤어짐이 남긴 것들
 이별, 마음에게 변명을 돌리다
 내 탓이니까
 사랑 혹은,
 사랑이 더 쉬운 일인가 보다
 빨래를 하다
 우리 사이의 거리
 등을 맞댄 이별
 시간은 상대적으로 흐른다
 익숙함의 아이러니
 헤어짐이 걷는 길
 촛불
 사랑과 이별이 같이 걷다
 못된 여자
 아직도, 사랑이기에
 나는 어쩌면
 시간이 사랑을 말하다
 이별 굳히기
 시들지 않는 꽃은 없다
 뒤돌아 떠날 수 없거든
 걷다 보니 걸어지더라
 사락
 헤어짐이 두려운 이유
 그러니 안녕
 잘 끝내는 법
 후회하지 말기를
 끝인 줄 알았더라면
 당신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겠지만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Part 6. 그래도 숲에 머물다 _ 사랑, 그 후의 이야기
 당신의 사랑도 그랬었다면
 사랑 주고 싶어, 라는 말
 청춘 송가
 어떻게 사랑에는
 모든 것이 변했다
 그리움에 물을 주다
 당신이라는 사람
 바로 사랑
 오늘 집에 가지 말라는 그 말
 같이
 숲의 사랑
 그 남자의 전화번호
 삶이란
 새벽 네 시
 한 번쯤은
 습관처럼 잊어버리다
 Doing이 아니라 Being
 내일이 없는 세상이 있다면
 비가 내리는 시간
 이별이 오거든
 할 수 있을 때 사랑하자
 사랑은 겨울에 시작되었으면
 버려야 하는 것들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 해
 사랑의 완성은
 시험에 들지 않길